중력의 임무

지금으로 부터 63년전인 1953년. 이 책은 무려 63년전에 씌여졌습니다. 과연 1953년에는 무슨일이 있었을까요?

  • 1월 9일 : 여수항에서 출발해 부산항으로 도착할 예정이던 창경호가 부산광역시 다대포 앞바다에서 침몰했다. 탑승인원 중 8명만이 생존하고 300여명이 사망했다.
  • 5월 29일 : 뉴질랜드의 에드먼드 힐러리가 인류 최초로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했다.
  • 6월 2일 : 영국 엘리자베스 2세가 즉위했다. 영국 역사상 최초로 TV로 생중계 된 즉위식이었다.
  • 6월 16일 : 열악한 처우에 항의하던 동독 노동자들이 수도 동베를린을 중심으로 봉기를 일으키게 되고 이는 전국으로 퍼져나간다. 이는 스탈린 사망 이후 동구권에서 공산 정권에 대항해 일어난 최초의 민중 봉기였다.
  • 6월 17일 : 전날 동독 전역에서 벌어진 민중 봉기가 동독과 소련 당국에 의해 하루만에 진압되고 말았다. 이후 서독 정부에서는 이 봉기를 기념하여 1990년 독일 통일 직전까지 6월 17일을 국가 공휴일로 지정하게 된다.
  • 7월 27일 : 정전 협정이 체결되면서 이날 24시를 기해 6.25 전쟁이 정전상태에 들어갔다.
  • 12월 30일 : 첫 컬러 TV가 시판되기 시작했다.     출처 – 나무위키

이렇게나 까마득합니다. 첫 컬러TV에 에베레스트 등정 성공. 교과서에 나올법한 일들이 생생하게 벌어지던 시절에 쓰여진 책이라 저는 영원히 읽을 기회가 없었을 책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최근 아작 출판사에서 복간하는 SF소설들에 하나같이 버릴게 없었죠. 역시 이번에도 기대를 버리지 않고 읽어 내렸습니다.

의도한건지는 모르겠지만 ‘중력의 임무’ 표지는 최근 영화 Gravity를 연상하게 만듭니다. 중력이 거의 없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영화에서의 상황과 엄청난 중력으로 인해서 발생하는 이 책의 내용이 정반대라는 건 아이러니 하네요. 1953년에 출간했던 Mission of Gravity의 표지에는 어떻게 이런 중력 변화가 존재하게 되었는지, 작가의 시점으로 본 원인인 넓적한 형태로 특이하게 생긴 ‘행성’과 두개의 해를 그려 놓았습니다. ‘중력의 임무’ 표지는 이 모든 사건이 ‘중력’이라는  편집부의 의도가 반영된 표지로 생각됩니다. 개인적으로 납작한 행성이 눈에 들어오는 옛 표지가 더 마음에 드네요. 책 끄트머리에 나오는 이 행성을 생각하게된 과정을 읽어보고 나면 왜 그런지 알게 되실 겁니다.

“어떤 물체를 공중으로 던지면 눈에 띌 정도로 왼쪽으로 휘면서 움직이게 만드는 힘 말입니다. 당신네 중력이 너무 커서 그런 광경을 볼 기회는 거의 없지만, 이 행성이라면 분명히 있어야 하는 효과지요.”

“던진다는게 뭡니까?”

-p19

매우 오래된 책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그런 느낌없이 책을 읽을 수 있었던건 이와같이 세밀하고 디테일한 설정에 있는것 같습니다. 중력이 엄청나다면 … 던진다는건 매우 위험한 일이 되거든요.

발리넌이 어떻게 장사를 할 수 있는지 찰스는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선장은 이 사람들이 자신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할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선장은 말을 했다. 즉, 그는 거리낌없이 몸짓으로 말했다.

-p128

 

인간 찰스와 매스컬린인 발리넌이 모험을 해 나가는 과정이 마치 보물섬을 찾아 나가는 것 처럼 전개됩니다. 마지막엔 반전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 A Mesklinite from Mission of Gravity by Hal Clement, depicted by Wayne Douglas Barlowe for Barlowe’s Guide to Extraterrestrials.

Wayne Douglas Barlowe라는 분이 그린 매스컬린인의 일러스트를 가져와 봤습니다. 인간이 상상하고 기대하는것 들은 하나씩 하나씩 만들어지고 세상을 채워 나가고 있지만 외계인의 존재에 대한 건 어렸을때나 지금이나 크게 밝혀진게 없습니다. 학계에서는 외계인의 존재는 없을것이라는 학설들도 확인하고 있는중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그래도 어딘가에 외계인이 있을것이라는 흥미로운 상상은 계속 하고 싶네요.

“이제 어떤것도 우리가 저것을 즐기는 것을 막을 수는 없어.”

-p357

하드SF라지만 짧고 가벼워서 읽기 좋은 책입니다. 고마워요 아작 출판사..:-]

transpine

생각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습니다. 생각하는 힘을 기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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